물류&이커머스 트랜드

피지컬 AI, 물류 자동화의 마지막 퍼즐인가?

2025-12-02

자동화에서 피지컬 AI로, 물류가 향하는 다음 단계

지난 10여 년은 물류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된 시기였습니다. 컨베이어, 셔틀, AMR, 로봇팔 등 다양한 설비가 도입되면서 많은 센터에서 작업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 운영 효율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국내 물류센터의 자동화 수준은 여전히 편차가 큽니다. 여전히 인력 중심의 운영이 주류인 곳도 많고, 자동화 투자가 필요한 지점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도 기업들은 자동화의 다름 단계, 즉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는 수준의 자동화를 미래 전략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피지컬 AI입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로봇이 아니라, 센서∙비전∙AI 모델을 결합해 환경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로봇 기술을 의미합니다.

아직 대중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이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운영 방식을 실험하면서 물류 업계에서도 자동화에서 스마트화, 그리고 판단 기반 자동화로 이어지는 변화가 미래의 중요한 흐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판단’을 자동화하는 기술, 물류 피지컬 AI

피지컬 AI는 단순히 로봇에 AI를 얹는 개념이 아닙니다. 센서 기술, 비전 인식, 경로 최적화 모델 등이 결합되어 기계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그 판단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물류 자동화는 대부분 정해진 작업을 반복하는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몇 초 간격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지정된 위치만 오가는 셔틀, 프로그래밍된 동작을 수행하는 로봇팔처럼 한 번 정해진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피지컬 AI가 그 다음 단계로 주목받는 이유는 기계가 사람처럼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부분까지 일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 작업의 자동화가 아니라 작업자의 판단, 보정, 적응 능력의 일부가 기술로 흡수되는 단계입니다.

물류 현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바구니 안의 상품 배치를 보고, 가장 적절한 집기 위치를 스스로 찾는 로봇
  • 작업자가 비켜 있는지, 통로가 막혀 있는지를 보고 동선을 스스로 조정하는 AMR
  • 상자 형태나 위치가 조금씩 달라도, 비전 분석으로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판단
  • 단순 파손 여부뿐 아니라 상품 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인식해 이상 여부를 판별

이런 기술들은 모두 정해진 움직임에서 상황 기반 움직임으로의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아직 대규모 상용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는 자동화라는 방향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기술이기 때문에 물류 업계의 미래 전략 논의에서 점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류에 피지컬 AI 도입 시 가져올 세 가지 변화

🚶🏻 재정의되는 사람의 역할

피지컬 AI가 반복 업무를 흡수하면, 작업자와 관리자의 경계에 있는 역할들이 새롭게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작업자는 집기, 적재 같은 단순 업무 비중이 줄고, 로봇이 잘못 판단한 부분을 확인하거나 예외 상황을 조정하는 역할처럼 기준을 지키는 일이 늘어납니다.  

관리자 역할 역시 변화합니다. 과거처럼 사람과 물량을 조율하는 운영자에서 자동화 시스템이 어떤 기준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정의하고, 예외 처리 규칙을 만드는 등 운영을 조율하는 사람에서 운영의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은 변화합니다.

📋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되는 운영 조직

그동안 물류 조직은 경험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AI가 도입되면, 오류나 병목을 경험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점점 한계를 드러냅니다. 대신 오류가 발생한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을 찾고, 이를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는 기술-운영-데이터 통합 구조가 필요해집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협업 강화를 넘어, 기술 이해도·운영 감각·데이터 해석 능력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형 포지션의 중요성을 끌어올립니다. 결과적으로 조직은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 운영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는 물류센터의 운영 퀄리티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됩니다.

🙋‍♂️ 만성적인 인력난에 대한 현실적인 완충 효과

국내 물류센터가 겪는 가장 큰 운영 문제 중 하나는 지속적인 인력난입니다. 특히 지방 센터, 심야 작업, 특정 고강도 포지션 등은 상시적으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피지컬 AI는 이 지점을 직접적으로 해결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반복·고강도 작업을 기술이 일부 흡수하면, 기업은 더 이상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포지션을 억지로 메꾸기 위해 인력 모집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 흐름이 자리 잡으면, 사람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판단이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기술은 충원이 어려운 작업을 맡아 센터의 운영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피지컬 AI시대, 물류센터가 먼저 갖춰야할 것

물류 작업은 생각보다 변수가 많습니다. 같은 SKU라도 포장 상태가 다르고, 같은 출고 건이라도 예외 상황이 그때그때 다릅니다. 따라서 효율을 내려면 각 작업이 어떤 기준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지, 그리고 예외가 발생했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구조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피지컬 AI는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작업 과정에서 어떤 변동이 있었는지, 어떤 예외가 반복되는지, 어떤 시점에서 병목이 발생하는지와 같은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야 기술이 고도화될 수 있습니다.

자동화가 평탄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은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센터의 운영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예외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지점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운영 개선을 견인하는 전략적 도구로 자리 잡게 됩니다.

📬 물류와 이커머스의 생생한 트렌드를 빠르게 만나보세요.

리얼패킹레터는 매주 물류와 이커머스, 리테일의 트렌드를 전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업계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바로 확인하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목록으로

빠르게 리얼패킹레터를 받아보세요!

물류&이커머스의 트렌드와 업계 이야기를
매주 메일함에 넣어 드립니다.

리얼패킹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