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을 수 있지만 요건이 시장마다 다릅니다. EU는 물건을 쓰지 않은 채 역외로 내보내고 관세채무 통지일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하고, 미국은 소매로 팔렸다가 반품된 건을 수출·폐기일 기준 1년 이내 수입 건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네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나머지를 갖춰도 청구가 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직구로 나가는 시장마다 그 내용이 다릅니다.
미국은 8자리 품목번호와 제품 식별자가 같아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조문이 드는 식별자 예시는 부품번호와 SKU, 제품코드입니다. 반품 상자 안의 물건이 어느 수입 신고에 실려 들어온 무엇인지를 SKU 수준까지 대응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건은 그대로 있는데 그 연결이 남아 있지 않아 청구가 서지 않는 경우가 여기서 생깁니다.
EU 관세법 제121조는 환급 신청 기한을 하나로 두지 않고 사유별로 나눠 두었습니다. 하자품이거나 계약과 다른 물품이면 관세채무 통지일부터 1년이고, 과다징수됐거나 세관 당국의 오류였거나 형평에 따른 경우는 3년입니다.
역직구 반품에서 실제로 쓰게 되는 쪽은 짧은 1년입니다. 기산점도 물건이 돌아온 날이 아니라 관세채무를 통지받은 날입니다. 반품이 언제 들어오든 시계는 통관 시점에 이미 돌기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세관 당국이 기간 안에 스스로 환급 사유를 발견하면 직권으로 돌려주도록 한 조항이 있는데, 그 대상은 과다징수와 당국 오류와 형평입니다. 하자품 조항은 여기 들어가지 않습니다. 알아서 돌려주는 경로가 없으니 신청하지 않으면 그대로 지나갑니다.
돌아온 물건만 놓고는 사용 여부를 정하기 어렵습니다. EU 관세법 제118조 2항은 하자나 계약 불일치를 확인하는 데 필요했던 최초 사용까지만 허용하는데, 그 선을 넘었는지는 나갈 때 어떤 상태였는지와 대조해야 드러납니다.
포장을 뜯은 흔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사용으로 판정되지도 않고, 겉이 멀쩡하다고 미사용으로 인정되지도 않습니다. 판단의 재료는 두 시점의 상태이고, 그 가운데 뒤쪽만 창고에 남아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반품 상자는 열어 볼 수 있지만 그 물건이 나가던 날의 상태는 이미 지나간 뒤입니다.
리얼패킹은 이 앞쪽 절반을 출고 시점에 만들어 둡니다. 주문 번호를 넣으면 그 건이 상자에 담겨 나가던 장면이 영상으로 나오고, 무엇이 어떤 상태로 들어갔는지가 함께 남습니다.
앞쪽 자료가 없으면 판정은 돌아온 물건의 겉모습에 기대게 됩니다. 미국 조항은 청구인이 세관이 인정할 만한 증거로 요건 충족을 보이도록 요구합니다.
EU 관세법 제118조 3항은 신청인이 하자나 계약 불일치를 확인한 뒤 그 물품을 판매하면 환급하지 않습니다. 반품 처리와 재판매 판정을 같은 흐름에 두고 있는 곳이라면 이 조항이 바로 걸립니다.
반품이 들어오면 상태를 보고 등급을 매겨 정상 재판매와 2차 채널과 폐기로 나누는 것이 보통의 순서입니다. 그런데 하자를 확인한 그 순간부터, 그 물건을 현지에서 파는 선택은 환급을 포기하는 선택이 됩니다. 2차 채널에서 받는 값과 돌려받을 관세를 함께 놓고 보지 않으면 더 작은 쪽을 고르게 됩니다.
환급을 막는 사유는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자유유통 반출 전에 시험 목적 절차를 거친 물품은 대상에서 빠지는데, 그런 시험으로는 통상 발견될 수 없었던 하자라면 예외입니다. 계약 조건을 정할 때, 특히 가격을 매길 때 하자를 이미 반영했다면 그것도 대상이 아닙니다. 하자를 감안해 값을 깎아 들여온 물건은 뒤에 다시 환급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EU는 물건을 역외로 반출하는 대신 다른 절차에 넣는 것도 허용합니다. 신청하면 세관 당국이 역내가공절차나 외부통과절차, 관세창고, 자유무역지역에 두도록 승인합니다. 역내가공절차에는 폐기도 들어갑니다.
이 선택지가 있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부피가 크거나 단가가 낮은 상품은 한국까지 되가져오는 운임이 돌려받을 관세보다 큰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보세창고에 넣거나 현지에서 폐기하는 쪽이 남는 선택이 됩니다. 미국도 수출 대신 세관 감독 아래 폐기하는 경로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폐기로 환급받을 때는 한도가 따로 붙습니다. 폐기 과정에서 회수한 자재의 가치만큼 수입 물품 가액을 낮춘 뒤, 그 금액에 매겨졌던 관세와 세금과 수수료의 99%를 넘지 못합니다. 폐기해서 나오는 자재가 있으면 돌려받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미국 연방규정 19 CFR 190.45는 수입자 또는 수입자에게서 물품을 받은 자가 소매로 판 물건이 반품돼 다시 수령된 경우를 다룹니다. 그래서 그 거래에서 수입자가 누구였는지가 조항 적용의 앞자리에 놓입니다.
소액 면세가 사라지면서 판매 방식을 다시 짜게 된 곳이 많습니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한국에서 건별로 보내는 방식과, 현지에 재고를 옮겨 두고 한 번에 통관한 뒤 현지에서 출고하는 방식은 통관 횟수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누가 수입자로 기록되는지가 다르고, 반품이 생겼을 때 환급을 청구할 자리에 누가 서는지도 함께 달라집니다.
현지 재고 전환을 물류비와 통관 횟수로만 계산했다면 한 축이 빠져 있습니다. 반품률이 높은 카테고리일수록 그 축의 무게가 큽니다.
청구가 들어간 건과 그렇지 않은 건은 같은 반품이어도 남는 값이 다릅니다. 세율은 우리 손 밖에 있지만 어느 쪽으로 갈지는 상자가 도착한 뒤 며칠 안에 우리가 정합니다.
1년이라는 기간도 실제로 쓸 수 있는 구간은 그보다 짧습니다. EU는 물건이 돌아온 날이 아니라 관세채무를 통지받은 날부터 세기 때문입니다. 현지까지 가는 배송 기간, 소비자가 반품을 정하기까지 걸린 시간, 국제 회수 운송에 든 시간이 모두 그 1년 안에서 지나갑니다. 반품 상자가 창고에 닿은 시점에는 남은 기간이 이미 줄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은 반품이 들어온 다음에 시작할 성격이 아닙니다. 어느 주문이 어떤 신고로 나갔고 어떤 상태였는지가 나가는 시점에 붙어 있어야, 돌아왔을 때 청구할지 말지를 며칠 안에 정할 수 있습니다.
📬 물류와 이커머스의 생생한 트렌드를 빠르게 만나보세요.
리얼패킹레터는 매주 물류와 이커머스, 리테일의 트렌드를 전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업계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바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