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관세가 실제로 붙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800달러 이하, EU는 150유로 이하 소포에 주던 소액 면세를 없앴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문턱을 올렸습니다. 반면 중국과 대만,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한도를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시장으로 가느냐에 따라 건당 원가가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 그러니까 역직구는 1조 2,032억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직구는 2조 1,166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규모로는 아직 직구가 두 배 가까이 큽니다. 늘어난 쪽은 역직구뿐입니다.

역직구가 어디로 갔는지 보면 미국이 56.8%, 중국이 25.5%, 일본이 15.4% 늘었습니다. 품목에서는 화장품 하나가 7,458억원으로 역직구 전체의 62.0%를 차지합니다. 6년 사이 181% 자란 시장입니다.
한 품목이 62%를 차지한다는 건 성장 동력이 뚜렷하다는 신호입니다. 동시에 그 품목을 건드리는 규제 하나가 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화장품은 단가가 낮고 부피가 작습니다. 그래서 작은 상자에 몇 개씩 담아 보내는 방식에 맞춰 운영을 짜 둔 곳이 많습니다.
바로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액 주문은 관세를 물지 않고 국경을 넘었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한국 창고에서 건별로 포장해 보내면 됐고, 현지에 재고를 두거나 통관을 따로 설계할 이유가 크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800달러 이하 상업용 수입품의 소액 면세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오는지, 어떤 운송 방식을 쓰는지와 무관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가는 소포는 금액이 작아도 품목과 원산지에 따른 관세와 통관 절차를 거칩니다.
이 조치는 행정명령으로 시작됐고, 그래서 권한을 다투는 소송이 붙었습니다. 올해 8월 13일 국제무역법원은 새 관세를 만드는 것과 기존 면세를 멈추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습니다. 수입을 규제할 권한이 있으니 면세는 철회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면세를 되살려 달라던 쪽이 졌습니다.
행정명령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소액 면세의 법적 근거 자체를 없애는 법률이 이미 통과돼 있습니다. 2027년 7월 1일이 되면 행정부가 무엇을 하든 관세법에서 그 제도가 사라집니다. 판결로 한 번 버텼고, 그 뒤에는 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보내는 물건의 원가는 그대로 굳었습니다. 잠시 올랐다가 돌아올 숫자가 아닙니다. 조치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가격과 배송 구조를 그대로 두는 선택은 이제 근거가 없습니다.
이 부담을 어떻게 넘길지는 물량에 따라 갈립니다. 물량이 크면 현지에 재고를 미리 옮겨 두고 한 번에 통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건별로 붙던 관세가 한 번으로 줄어드니 계산이 달라집니다. 물량이 작으면 그 전환 자체가 부담이라, 남는 선택은 관세를 판매가에 얹거나 배송비에 얹는 것뿐입니다. 둘 다 구매 전환율을 건드립니다.
EU는 올해 7월 1일부터 150유로 이하 소포의 관세 면제를 폐지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2년을 앞당긴 시행이고, 2028년 7월 1일까지는 임시 정액 관세를 매깁니다.

관건은 3유로를 무엇마다 매기느냐입니다. 소포 하나에 붙는 것이 아닙니다. 품목분류와 원산지가 같은 신고 항목마다 붙습니다. 한 상자에 여러 상품이 들어 있어도 분류와 원산지가 같으면 3유로에서 끝나지만, 분류가 갈리면 갈린 만큼 따로 붙습니다. 스킨케어 세트에 립 제품 하나를 끼우면 분류가 둘로 갈려 3유로가 6유로가 됩니다. 같은 상자에 담긴 같은 주문인데 구성 하나로 세금이 두 배입니다.
세트 구성은 관세를 보고 정하지 않습니다. 함께 담으면 운임이 줄고 포장에 드는 손도 덜 갑니다. 묶음이 장바구니 단가를 올려 주니 마케팅에서도 같은 방향을 원합니다. 그렇게 정해진 합포장이 EU에서는 신고 항목을 늘려 세금을 만듭니다. 아끼려던 운임이 세금으로 돌아옵니다.
금액이 작을수록 부담은 무겁게 느껴집니다. 3유로는 20만원짜리 주문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3만원짜리 주문에서는 결제금액을 눈에 띄게 밀어 올립니다. 중저가 상품을 조금씩 파는 곳이 먼저 체감합니다.
11월 1일부터는 신고 자체가 더 촘촘해집니다. 150유로 이하 소비자 주문 신고에 제품 식별 정보를 넣는 일이 의무가 됩니다. 품목분류와 원산지를 대충 채워 두던 관행이 있다면 그때부터는 통관 지연으로 돌아옵니다. 이 정보를 실제로 채우는 곳은 대개 통관 대행사입니다. 상품 구성을 바꿨는데 그 사실이 전달되지 않으면, 구성을 아는 사람과 신고하는 사람이 서로 다른 내용을 들고 있게 됩니다.
조건이 그대로인 시장도 있습니다. 중국은 단일 거래 5,000위안과 연간 26,000위안 안에서, 대만은 통관가격 2,000타이완달러 이하를 반기당 여섯 번까지 면제합니다. 호주는 1,000호주달러, 싱가포르는 400싱가포르달러, 말레이시아는 500링깃 이하가 면제 대상입니다.
다만 면세가 곧 무부담은 아닙니다. 호주는 결제 시 10%, 싱가포르는 9%, 말레이시아는 10%의 소비세나 판매세가 따로 붙습니다. 이 세금은 결제할 때 붙습니다. 통관에서 걷는 관세와 시점이 다릅니다. 판매 페이지에 적힌 가격이 세금을 포함한 값인지가 곧 고객 응대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이미 닫힌 시장도 미국과 EU만이 아닙니다. 베트남은 지난해 2월 18일부터 100만동, 우리 돈 5만원 남짓 이하의 면세를 없앴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역직구로 파는 완제품의 가격을 개당 100달러 이상으로 제한해 두었습니다. 기준이 소포 총액이 아닙니다. 상품 하나하나의 가격을 봅니다. 저가 단품은 여러 개를 묶어 총액을 올려도 조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두 규제가 건드리는 지점이 다릅니다. EU는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고, 인도네시아는 그 상품을 팔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정합니다. 시장 조건은 포장 방식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어떤 상품을 그 시장에 올릴 수 있는지까지 거릅니다. 저가 단품이 주력이라면 아예 목록에서 빠지는 시장이 생깁니다.
영국도 135파운드 이하 면세를 없앨 예정입니다. 일본은 해외 주문 물품에 세금을 매길 때 실제 가격의 60%만 인정해 주던 특례를 접겠다고 밝혔습니다. 둘 다 시행 지침이 남아 확정된 조건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이 최대 역직구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보면 일정은 따라가 둘 만합니다.
시장은 세 부류로 나뉩니다. 면세가 이미 없어진 곳, 아직 남아 있는 곳, 없애겠다고 예고한 곳입니다. 여러 시장을 묶어 하나의 원가표로 관리해 왔다면 그 표는 이제 맞지 않습니다.
관세를 냈다고 그 돈이 전부 나간 것은 아닙니다. 반품에는 관세를 돌려받는 절차가 있습니다. 미국은 수입한 물품을 세관 감독 아래 다시 내보내거나 폐기하면 낸 관세를 대부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EU에도 하자가 있거나 주문한 것과 다른 물품에 관세를 돌려주는 절차가 있고, 역외로 내보내는 대신 보세창고에 넣어도 청구가 됩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은 물건의 상태보다 시간과 증빙에서 갈립니다.
미국은 고객이 한 번 샀다가 돌려보낸 물건을, 뜯지 않고 원래 포장 그대로여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사용 물품에 쓰는 환급이 아니라 반품 물품에 쓰는 조항으로 넘어가고, 그쪽은 수입일로부터 1년 안에 다시 내보내거나 폐기해야 합니다. EU는 하자인지 계약과 다른 물건인지에 따라 적용이 갈립니다.
환급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청구해야 하고, 청구하려면 지금 창고에 있는 이 상자가 언제 어떤 신고로 들어온 무엇인지를 붙여야 합니다. 그 연결이 끊기면 절차가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품 한 건에서 손실이 두 번 날 수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거나 연결이 끊기면 관세를 돌려받지 못하고, 그 사이 상품을 다시 팔 시점도 지나갑니다. 국내 반품이라면 다시 팔 수 있는지만 보면 됐습니다. 관세를 낸 뒤에는 지켜야 할 기한이 하나 더 생깁니다.
시간이 특히 문제입니다. 반품 상자가 어떤 주문의 어떤 신고에 걸린 것인지 찾는 데 며칠이 걸리고, 고객이 이의를 걸거나 환급이 반려되고 나서야 다시 뒤지기도 합니다. 그때는 이미 입고 처리가 끝나 다른 재고와 섞였거나 재포장을 거친 뒤입니다. 1년은 길어 보이지만 한 건씩 밀리면 짧아집니다.
앞서 본 대만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면세 한도를 운임과 보험료까지 더한 가격으로 따집니다. 무게가 운임을 정하고, 그 운임이 세금을 매기는 금액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신고한 무게가 실제와 다르면 면세 한도에 드는지부터 세액까지 함께 흔들립니다. 하필 운송사와 자주 부딪히는 숫자가 이 무게입니다. 한 번 어긋나면 정산이 밀리고 통관도 늦어집니다. 출고할 때 잰 값이 어딘가 남아 있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어떤 뷰티 업체는 특정 상품의 반품이 늘어난 것을 반품 입고 내역에서 먼저 알아챘습니다. 원인은 패드 제품의 뚜껑 결합이었습니다. 확인하고 상품을 고쳤습니다. 원인을 빨리 아는 것이 그대로 돈이 된 경우입니다.
반품 한 건에 붙는 비용을 세어 보면 관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돌아오는 운임, 다시 검수하고 포장하는 시간, 그 사이 팔지 못한 재고가 함께 붙습니다. 파손이 있으면 폐기나 리퍼 처리가 더해지고, 책임 소재를 두고 운송사나 협력사와 주고받는 시간도 여기 들어갑니다.
숫자는 대부분 이미 있습니다. 다만 한자리에 모이지 않습니다. 운임은 물류비로, 재검수 인건비는 인건비로, 팔지 못한 재고는 재고 평가로 각각 잡힙니다. 그래서 반품률이 몇 퍼센트인지는 바로 답해도, 반품 한 건이 얼마짜리인지는 따로 세어 봐야 나옵니다. 면세가 있던 시절에는 그 값의 차이가 배송비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돌려받지 못한 관세가 그 위에 얹힙니다.
같은 반품이라도 값이 같지는 않습니다. 기한 안에 청구가 들어간 건은 관세를 돌려받고 재고도 제때 돌립니다. 놓친 건은 둘 다 놓칩니다. 관세율은 우리가 정할 수 없지만, 두 갈래 중 어디로 갈지는 그 상자가 들어온 뒤 며칠 안에 정해집니다.
부과 방식이 금액 기준인지 항목 기준인지에 따라 최종 결제금액이 갈립니다. 여러 시장을 묶어 하나의 원가표로 보고 있다면 시장별로 나눠 다시 뽑을 시점입니다. 결제할 때 소비세가 붙는 시장이라면 판매 페이지에 적힌 가격이 세금을 포함한 금액인지도 함께 봅니다.
합포장으로 아낀 운임과 그 구성이 늘린 관세를 같은 표에 올려 봅니다. 단품으로 보낼 때와 세트로 보낼 때, 최종 부담이 뒤집히는 구간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환급을 신청한 건수와 반려된 사유부터 봅니다. 반려가 기한을 넘겨서였는지, 수입 신고와 연결하지 못해서였는지 갈라 봅니다. 여기에 왕복 운임과 재검수·재포장에 든 시간, 팔지 못한 금액을 더해 한 건의 값을 세워 봅니다. 항목은 부서마다 이미 있습니다. 한 건 기준으로 합쳐 보는 일만 남습니다.
품목분류와 원산지, 중량이 실제 출고분과 맞는지 확인합니다. 상품 구성을 바꿨다면 그 변경이 신고 정보에 반영됐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EU로 보내는 물량이 있다면 제품 식별 정보 제출 준비가 어디까지 됐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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