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는 몇 번 잘못 만지면 물러서 상품 가치가 바로 떨어져요. 장갑을 끼고 아기 다루듯 귀하게 다뤄야해요."
최근 방문했던 한 복숭아 업체의 물류 현장에서는 작업자 전원이 장갑을 착용하고, 세척-검수-포장까지 최소 세 단계를 거쳐 과일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마치 귀금속처럼 조심스럽게 다루지만, 배송이 나가면 소비자의 클레임은 여전히 반복됩니다.
“상했어요”
“이건 너무 물러서 왔는데요”
“벌레가 먹은 걸 보내시면 어쩌나요”
업체는 “우리는 철저하게 검수해서 제대로 보냈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단이 부족해 결국 새 과일을 보내며 손실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제철 과일 산지에서 만난 유통 현장의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가 새롭게 찾고 있는 방법들을 확인해 봤습니다.
최근 몇 년간 과일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선물세트 시장에서는 ‘명품 과일’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입니다. 샤인머스캣, 배, 사과가 담긴 한 세트가 10만원이 넘어가기도 하고, 멜론, 망고가 함께 있는 세트는 20만 원대까지 올라갑니다.
가격이 오르니 소비자의 기대치도 높아졌습니다. 과거엔 산지 직송이라는 말만으로도 신뢰를 얻었다면, 이제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요구가 강해졌습니다. 단순히 포장이 잘 되어 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선도, 당도, 무게까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즉, 청과물 업계는 더이상 ‘고당도’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는 시장에 들어선 셈입니다.
과일 유통 업체들의 마주한 3가지 고민
😡 좋은 품질의 과일을 보냈음에도 반복되는 클레임
산지 유통 구조는 재고를 쌓지 않고, 수확 → 당일 포장 → 당일 출고가 기본입니다. 현장에서는 수십 명의 작업자가 검수, 세척, 포장 과정을 거치며 불량이 나오지 않도록 신중하게 관리합니다. 그렇다보니 실제로 최종 출고 단계에서는 문제가 생길 확률이 낮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그 과정을 알 수 없기에 상태나 수량, 총 무게에 대한 클레임은 여전히 반복되고, 업체는 결국 새 상품을 보내며 손해를 감수합니다. 내부적으로 “우리 시스템상 품질은 문제없다”는 확신이 있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어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브릭스(당도)와 무게, 단순 수치만으로는 부족
과일 업계에서 당도는 핵심 지표입니다. 브릭스 13 이상의 복숭아, 브릭스 18 이상의 샤인머스캣처럼 명확한 기준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진이나 텍스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브릭스 측정 장면을 고객에게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또, 포장 박스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기록했음에도 소비자가 이를 확인하지 못하다 보니, “다른 물건을 함께 측정한 거 아니야?”, “보여지는 위의 상품만 좋은 걸 넣고 아래는 상한 거 넣은 거 아니야?”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선물 세트 시장에서는 이런 불신이 빈번하게 제기됩니다.
🍑 치열해지는 과일 업계, 생존을 위한 차별화 고민
과일 업계는 매년 새로운 브랜드와 유통사가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산지 직거래, 프리미엄 포장, 온라인 직송 등 방식은 다양하지만, 품질 자체는 대부분 일정 수준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간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고민은 “소비자에게 품질을 사전에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업체마다 “우리가 더 신선하다”, “더 달다”를 외치지만, 소비자는 그 말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품질은 기본이되었고, 그 위에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품질은 기본이고, 치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차이를 각인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과일 업체들은 이미 세척-검수-포장 단계를 꼼꼼히 거칩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그 과정을 거쳐 최종 출고 단계의 상품의 상태를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검수 단계나 출고 단계 등을 영상으로 기록해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품질을 관리하는 QC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면, ‘우리는 이렇게 관리했다’는 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됩니다. 단순히 CS 대응 속도만 빨라지는 게 아니라, “이 브랜드는 신뢰할 만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쌓아가는 장치가 됩니다.
과일 업계에서 브릭스(당도)와 무게는 곧 상품의 가치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종이에 적힌 수치나 구두 설명에 머물렀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그 기록이 조작되지 않았는가’라는 불신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브릭스 측정 장면과 저울 위 무게를 함께 영상으로 남기는 방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브릭스 14 이상’이라고 적는 게 아니라, 당도계를 대고 수치가 오르는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죠. 무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울 위 빈박스 무게부터 과일을 담고나서 최종 중량까지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은 단순히 수치 이상의 효과를 냅니다. 특히, 온라인으로 주문한 고객이 실제 영상을 통해 당도나 무게, 상태를 확인하는 순간, 소비자의 불신은 줄어듭니다. 실제로 많은 과일 유통 업체들이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영상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클레임 방어용으로 기록한 영상들은 실제로 마케팅 자산으로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대형 브랜드는 카카오톡 대량 발송 기능을 통해 고객에게 “당신의 과일은 이렇게 준비됐습니다”라는 영상을 직접 공유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영상 메시지를 확인하는 페이지를 통해 브랜드의 배너와 광고를 노출하면서 직접적인 고객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유되는 영상을 통해 소비자는 단순히 과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곧 브랜드 스토리텔링이자, 신뢰를 넘어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 자산이 됩니다.
산지 유통 과일 업체는 신선한 상품을 바로 유통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 이제는 그 자부심을 소비자와 공유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맛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당도와 무게, 그리고 포장 과정을 눈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치열해진 시장에서 결국 경쟁력을 가르는 건 ‘어떻게 소비자를 설득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냐’에 달렸습니다. 영상 기록은 클레임을 줄이는 도구를 넘어, 브랜드가 가진 품질 자신감을 신뢰로 전환하는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치열해진 과일 업계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으려면, 선도와 당도를 보여줄 수 있게 증명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산지 유통은 물류센터와 달리 임시로 꾸려진 현장이나 와이파이가 없는 환경에서도 출고가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곳이 동일한 조건은 아닙니다. 어떤 현장은 고정형 설비가 유용하고, 또 다른 현장에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바로 촬영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죠.
따라서 앞으로 과일 업계가 선택해야 할 것은 특정 방식에 치우친 솔루션이 아니라, 현장 상황에 맞춰 고정형과 모바일 모두를 지원하는 유연한 영상 기록 체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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