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이커머스 트랜드

이커머스∙편의점∙백화점이 뒤섞인 시대, 유통 실무자가 알아야 할 3가지 변화

2025-10-28

최근 유통업계를 보면, 이미 업태 간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편의점 매대에는 색조 화장품과 스킨케어 제품이 놓여 있고, 한쪽 진열대에는 패션 브랜드의 의류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무신사 스탠다드 티셔츠를 GS25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변화는 편의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면세점 한편에서도 김부각, 컵볶이 같은 K-푸드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 때는 ‘편의점=식음료, 면세점=명품∙뷰티, 백화점=패션∙고급’이라는 구분이 상식적인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각 채널이 더 이상 자기만의 전용 역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의 본질은 단순히 판매 품목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유통업체들이 이전에는 자신의 업태 역할만 수행했다면, 지금은 접점 확보, 고객 행동 변화 대응, 새로운 경험 설계라는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시점입니다. 즉, 경쟁의 구조가 바뀌고 있으며, 판매 채널이 단순히 상품을 나르는 통로가 아니라 브랜드 경험과 신뢰가 설계되는 접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얼패킹레터에서는 유통 채널 간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흐름을 기반으로 채널 별로 어떤 전략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경계가 사라진 유통,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유통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진 지금, 그 출발점은 어디였을까요?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이커머스의 영향력, 소비자 행동의 변화, 그리고 오프라인 대응 전략입니다.

💡 이커머스가 만든 새로운 기준

이커머스는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빠르고 합리적으로 살 수 있다’는 기준을 심어줬습니다. 상품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한 번의 흐름 안에서 해결되는 경험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통합, 무신사의 라이프 카테고리 확장은 모두 이 흐름 위에 있습니다. 결국 이커머스가 편리함의 기준을 시장 전체에 새로 결정한 셈입니다.

🛍️ 소비자 행동의 변화

소비자들도 더 이상 정해진 구매 경로를 따르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건 원하는 상품을 가장 쉽고 빠르게 살 수 있는 믿을 만한 곳이 어딘인가입니다. 그래서 림밥을 편의점에서 사고, 명품을 이커머스에서 구매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이제 채널이 아니라 경험을 기준으로 선택합니다.

🏬 오프라인의 대응, 온라인처럼 하지만 오프라인 답게

이커머스의 기준에 맞서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도 빠르게 변했습니다. GS25는 뷰티 라인을 확대하고, 무신사 스탠다드 의류를 매대에 올렸습니다. 롯데면세점은 김부각, 컵볶이와 같은 K-푸드를 모아 마켓을 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은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고, 대형마트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을 늘리고 있습니다. 즉, 온라인의 운영 방식을 오프라인이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이제 ‘오프라인은 느리고 온라인은 싸다’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방향은 하나로 모입니다. 채널의 구분보다 고객 여정의 완성도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가 어떤 길로 들어와도, 끊김 없이 이어지는 경험을 설계한 브랜드가 선택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제 유통은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연결하느냐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편의점, 면세점, 이커머스, 백화점은 각각 어떤 이유로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을까요? 그들이 택한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편의점∙이커머스∙대형마트의 확장된 전략

유통의 경계가 사라진 지금, 각 업태는 자신이 가진 강점을 다시 정의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상품 확장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과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면전에 가깝습니다.

편의점의 경우, 이제는 단순 식음료 판매처가 아닌 생활형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GS25와 CU 등은 뷰티, 패션, 반려동물용품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매대를 재편했습니다. 음료를 구매하러 간 고객이 림밥이나 핸드크림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간편식품을 사러 간 고객이 필요 시 가벼운 의류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를 늘려 체류시간을 확장하고, 생활 전반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대형마트는 대형화보다 효율화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은 1인 가구 중심의 소포장, 합리적 가격대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앞세우며 다이소, 편의점과 경쟁 가능한 포지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장 내 즉석 조리식품이나 카페, 셀프 계산대 같은 편의 동선도 늘어나며 대형마트는 다시 한 번 생활형 채널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는 더 이상 빠른 배송만으로는 차별화되지 않습니다. 쿠팡, 컬리, 네이버 모두 명품, 리세일, 한정판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며 고객이 “이곳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느끼는 경험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신뢰를 중심으로 한 장기 고객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한 변화입니다.

결국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고, 경험의 밀도를 높이며, 신뢰를 확보하는 것. 이제 유통의 경쟁은 누나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느냐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소비자는 이제 채널이 아니라 경험을 산다

이제 소비자는 어디에서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이커머스에서 명품을 사고, 백화점에서 생활용품을 고르고, 편의점에서 뷰티 제품을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입니다. 즉, 구매의 출발점이 채널이 아니라 경험으로 바뀐 것입니다.

결국, 차별화의 기준은 더 이상 가격이나 품목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이 브랜드는 믿을만한 곳인지, 이곳에서 사면 확실한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쪽이 선택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 경험 안에는 빠른 배송이나 포장, 문의 응대 같은 실질적 편의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유통 경쟁은 판매 전쟁이 아니라 경험 설계 경쟁입니다. 채널의 경계가 사라질수록, 모든 접점이 브랜드 경험의 일부가 됩니다. 상품이 포장되고, 이동하고, 고객 손에 닿는 순간까지 그 모든 과정이 브랜드를 평가받는 장면이 되고 있습니다.

경계가 사라질수록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되는 신뢰

소비자는 채널이 아니라 경험으로 브랜드를 기억합니다. 그 경험이 얼마나 투명하고 일관되게 설계되어 있는지가 곧 브랜드 신뢰의 척도가 됩니다. 편의점, 이커머스, 백화점, 면세점 모두 같은 전장 위에 서 있습니다. 누가 더 많은 제품을 팔 수 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확실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경쟁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상품을 담는 순간부터 고객이 포장을 여는 그 찰나까지, 모든 과정이 브랜드의 신뢰를 증명하는 장면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소비자가 “이 브랜드라면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보이는 신뢰와 매끄러운 경험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유통의 본질이 ‘판매’에서 ‘설계’로 이동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유통은 더 이상 상품의 경쟁이 아닙니다. 경험의 경쟁이자, 신뢰의 경쟁입니다. 보이지 않는 과정을 ‘보이게’ 만들고, 그 안에서 고객이 안심할 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경계가 사라진 시대의 진짜 승자가 될 것입니다.

📬 물류와 이커머스의 생생한 트렌드를 빠르게 만나보세요.

리얼패킹레터는 매주 물류와 이커머스, 리테일의 트렌드를 전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업계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바로 확인하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목록으로

빠르게 리얼패킹레터를 받아보세요!

물류&이커머스의 트렌드와 업계 이야기를
매주 메일함에 넣어 드립니다.

리얼패킹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