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이커머스 트랜드

PB 상품, 왜 경쟁 이커머스에 입점할까? 유통 브랜드의 변화된 전략

2025-07-29

이커머스 플랫폼에 등장한 경쟁 유통사의 PB 상품

컬리에서 이마트의 피코크를, 쿠팡에서 홈플러스의 심플러스를 보게 될 줄을 몰랐습니다.

한때 ‘우리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었던 유통 브랜드의 PB(Private Brand)상품이 요즘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눈에 띄고 있습니다. 경쟁 플랫폼에 타사 PB가 등장하는 장면은 이전까지의 유통 전략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마트의 피코크는 컬리의 새벽배송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홈플러스의 심플러스, 롯데마트의 오늘좋은은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랜드 리테일인 킴스클럽의 오프라이스는 쿠팡을 넘어 글로벌 C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까지 진출했습니다.

PB는 더 이상 우리 브랜드만의 비밀병기가 아닙니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고객과의 대표 접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유통 채널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왜 유통 브랜드들이 자사의 대표 PB 상품을 타사 플랫폼에 입점하는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변화한 PB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더는 우리 매장에서만 통하지 않는다

한때 유통사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PB는 이제 더 이상 ‘우리 매장에서만’ 고집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온라인 중심 소비 전환은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고,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거센 매출 압박을 받고 있죠. 대형마트 구매 건수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반대로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겼습니다.

이제는 유통사 내에서도 PB를 계속 자사몰에만 묶어두는 것이 과연 이익인지 돌아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 질문들 앞에서 유통 브랜드들은 생존을 선택했습니다. 매출을 지키기 위해, 또 브랜드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고객이 어디에 있느냐’를 기준으로 두고 판매하는 것이 중요해진 겁니다.

미끼 상품에서 대표적인 유통사의 브랜드가 된 PB

과거 PB 상품은 유통 브랜드의 독점적인 전략 수단이었습니다. 자사 오프라인 매장이나 자사몰에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유인책이자, 다른 제품과의 연계를 유도하는 기능적 미끼로 활용되곤 했습니다. 매장 전용, 한정 할인, 묶음 구성 등 PB 상품은 자사 중심의 운영 전략 속에서 철저히 폐쇄적으로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에 오래 머루르지 않는 시대에 단일 채널에 PB를 고정하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PB는 이제 브랜드가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핵심 수단이자, 다양한 경로에서 브랜드 인식을 형성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PB가 외부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더 복잡한 과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자사몰 안에서 비교적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설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타 이커머스 플랫폼 진출로 배송 품질, 포장 상태, 응대 수준 등 구매 여정 전반이 브랜드의 직접 관리 범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PB는 유통 브랜드 이름을 직접 달고 판매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은 어떤 채널을 통해 구매하든 브랜드가 일관된 경험을 보장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채널이 분산될수록, 브랜드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단순히 상품을 더 많이 파는 것을 넘어서, 어떤 접점에서든지 동일한 구매 경험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흩어진 이커머스 채널에서도 중요한 구매 경험

PB가 외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될수록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점점 더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확장됩니다. 상품이 어떻게 포장되고, 어떤 상태로 배송되며, 고객이 문의를 넣었을 때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는지 등 모든 요소가 고객의 눈에는 그 브랜드의 기본값으로 인식됩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들이 대부분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유통 브랜드의 PB 상품은 단가 경쟁을 넘어서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인가가 중요한데, 보이지 않는 품질을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인 과제가 됩니다.

배송 중 파손, 누락, 이슈 대응 지연 등 고객이 불신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대부분 경험의 마지막 구간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 때 브랜드가 보여줄 수 있는 정보와 증빙이 없다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사몰이 아니고 타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 경우 이 과정은 더욱 복잡해지며 오래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눈에 보이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고객뿐만 아니라 타 이커머스 플랫폼 담당자, 물류 담당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위해서는 모두가 납득할만한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즉,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과정까지 모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구조 없이는 신뢰는 설명이 아닌 추측에 머무르게 됩니다.

브랜드 신뢰를 완성하는 보여주는 운영 방식

이제 브랜드가 고객, 제휴, 협력사 등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상품이 어떻게 출고되었는지, 누락이나 파손 없이 발송되었는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브랜드 스스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PB 브랜드 이름이 직접 달린 상품일수록, 고객은 더 높은 수준의 일관성과 투명함을 기대합니다. 그 기대에 응답하기 위해선 실제 입출고 과정을 영상 데이터로 남기고, 배송 품질을 확인하며, 어떤 상황에서든 신속하게 증빙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PB는 더 이상 유통사의 내부 전략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외연이 확장될수록, 경험의 품질은 더욱 정교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신뢰라는 말이 아닌 증명 가능한 체계 위에서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체계는 곧, 브랜드가 보이지 않던 경험까지 관리하고 있다는 신뢰의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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